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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자스는 옛이야기에서 빠져나온 것 같은 모습을 갖추고 있는 아주 매력적인 산지이다. 포도밭은 햇빛이 잘 들고, 목골 구조의 가옥들은 어느 곳이나 창가에 화초 상자로 멋지게 장식해놓았으며, 수 세기 역사를 간직한 118개 마을은 깔끔해 보인다. 가장 중요한 품종은 리슬링, 게뷔르츠트라미너, 피노 그리, 뮈스카, 피노 블랑이며 모두 화이트 품종이다. 유일한 적포도 품종으로 피노 누아를 아주 소량만 재배한다. 프랑스에서 이름은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위대한 영웅 같은 위상을 갖고 있는 알자스 화이트 와인은 사람들이 보통 생각하는 것처럼 표현력 없고 점잖빼는 그런 스타일이 아니다. 약간 달콤한 와인이라는 것은 흔히 하는 오해이다. 최상급의 경우 파워풀하고 힘차며 인상적인 모습을 보인다. 의도적으로 늦수확해 스위트 와인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면 거의 항상 드라이한 맛을 낸다. 더군다나 훌륭한 와인은 원료가 된 포도와 그 포도가 자란 땅, 이 두 요소를 최대한 순수하게 표현해야 한다는 단 하나의 철두철미한 철학을 바탕으로 만든다. 알자스 와인양조자의 목표는 일부러 특정 풍미를 내는 와인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특정 땅에서 자란 품종 고유의 특징을 표현하는 것이다. 품종 자체의 개성을 강조하기 때문에 블렌딩이란 거의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가장 높이 평가받는 와인을 보면 대부분 라벨에 표기된 품종을 100% 사용했다. 품종과 토양의 특성을 순수하게 표현하는 와인을 만들려면 와인양조에서 의도적인 개입을 배제해야 한다. 알자스에서는 상업용 효모 대신 토종 효모를 사용하고, 와인을 중성 용기에 넣어 양조한다. 번갯불처럼 강렬한 천연 산도는 산의 효과를 부드럽게 하는 과정인 유산발효 후에도 결코 줄어들지 않는다. 생기있는 산도와 드라이함 그리고 억제되거나 방해받지 않고 자유롭게 터져나오는 과일 맛의 조합은 알자스 와인을 정의하는 바로 그 특징이며 음식과도 잘 조화 되게 하는 요소다.
-더 와인 바이블 캐런 맥닐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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