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mpagne
와인에 기포만 있다고 해서 샴페인이 되는 것은 아니다. '샴페인'이 되려면 프랑스 북동부의 샹파뉴 출신이어야만 한다. "샴페인이라면 무조건 다른 스파클링보다 우수하다"고 말할 수는 없으나. 최고의 샴페인은 섬세함과 풍부함 및 신선한 생기가 부드러운 자극성과 조화를 이룬다. 다른 어떤 스파클링 와인도 갖지 못한 특성이다.
샴페인의 비밀은 정확한 위치에 있다. 상파뉴의 위도가 잉글랜드를 제외한어떤 와인지역보다 높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위도가 높아도 인접한 바다가 포도 숙성을 돕는다. 또 과실이 한창 여물 무렵인 7월 기온은 독일 프랑켄이나 캘리포니아 산타마리아, 또는 뉴질랜드 말보로보다 높다. 게다가 샹파뉴의 포도들은 비교적 조생이어서 가을 전에 이미 필요한 당도와 산도에 도달한다. 요즘엔 기후온난화로 수확량이 당활스러울 만큼 늘어나기까지 했다. 샹파뉴는 파리에서 북동쪽으로 145킬로미터 지점, 마른강이 작은 언덕들이 모인 백악질 평원을 둘로 나누는 곳에 있다. 지도에는 샹파뉴 중심지만 나와 있지만 전체 지역은 훨씬 넓다. 마른 데파르트망이 전체 샴페인의 3분의 2를 생산하며, 피노 누아의 특사지인 남쪽 오브 데파르트망이 22퍼센트를, 또 북서쪽 엔 데파르트망까지 깊숙이 뻗은 마른 강 기슭에서 9퍼센트를 생산한다. 샴페인의 수요는 그 어느 때보다 많다. 1927년에 공식 재배면적이 이미 3만2,871헥타르에 달하였으나, 2004년 이후 더 이상 빈 땅이 없게 되자 상파뉴 사람들은 머리를 싸매고 있다. 샴페인을 세계로 수출하는 대형 회사들 조차 이 포도밭의 단 1-퍼센트만을 소유할 뿐이다. 이들은 주로 샹파뉴 전역의 원료들을 블렌딩해 자신의 샴페인을 만든다. 나머지 90퍼센트는 1만9,000여 명의 재바자들이 가지고 있는데, 점점 많은 재배자들이 '메종'에 포도를 파는 대신 직접 와인을 만들고 있다. 이제는 그 수가 최소 2,000명 이상으로 추산되는데, 전체 샴페인 판매량의 4분의 1에 육박하고 있으며 그 평가도 점점 좋아지고 있다. 또한 20세기 초 샹파뉴의 침체기에 설립된 협동조합 한 곳도 10분의 1 양을 유통시키고 있다. 그러나 샴페인 시장은 여전히 랭스와 에페르네에 소재한 유명업체들과, 아이에 있는 볼랭제같은 큰 회사가 좌우하고 있다. 샴페인의 양조법은 오래전부터 타지역 많은 생산자들의 모방 대상이 되고 있다. 샴페인은 피노 누아, 피노 뫼니에, 샤르도네 포도를 사용해 '전통 방식'이라 부르는 아주 섬세한 양조과정으로 만드는데, 샹파뉴 사람들은 이 방법만이 유일하다고 생각하는 까닭에 이를 '샹파뉴 방식'이란 말로 부르는 것조차 싫어한다. 포도는 4톤 단위로 압착한다. 아주 살살 누르기 때문에 레드품종인 피노 누아나 뫼니에조차 맑은 즙만이 나온다. 압착시에는 아주 정확히 규정된 양만을 짜내 발효시킨다. 포도즙은 처음부터 왕성하게 발효된다. 과거에는 속도가 느려지면서 문을 활짝 열고 찬 가을공기를 들여보내 발효를 멈췃고, 이것으로 샴페인을 배에 실을 준비가 끝난 줄 알았다. 추운 겨울을 난 다음에도 여전히 추가발효 가능성이 있다는 걸 몰랐다. 발효는 병 속에서도 계속됐고, 그 과정에서 발생한 가스가 와인에 용해됐다. 추가로 첨가한 약간의 설탕과 효모도 그 과정을 더욱 촉진했다. 그리고 2~3년의 숙성을 거치는 동안 예쁘지만 가벼웟던 와인이 힘과 개성을 더한 와인으로 거듭났고, 무엇보다 지칠 줄 모르고 피어오르는 기포들이 기적과도 같은 생생함을 줬다. 오늘날엔 발효가 완전히 끝난 드라이 와인에 설탕과 효모를 첨가, 병 안에서 2차 발효가 일어나게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