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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주가 오래도록 추구해온 것은 가을 햇볕과 귀부병의 산물인 달콤한 화이트와인이었으나, 이 같은 축복을 받지 못한 해에는 무의미한 와인밖에 생산할 수 없었다. 그러나 최근 10여 년 동안 드라이 화이트에 대한 도전을 감행하여 혁명에 가까운 결과를 거두었다. 수작업으로 엄선해서 딴 포도를 오크를 세심하게 이용해 품질 좋은 드라이 화이트와인 즉 '앙주 섹'을 만들게 된 것이다. 이곳의 포도는 슈냉 블랑으로, 현지에서는 피노 드 라 루아르라 부른다. 지도 남동부 코토 뒤 레이옹의 포드는 높은 당도로 익으며 완벽한 산도의 균형을 보여준다. 남남서향 기슭은 햇볕이 잘 받을 뿐더러 대서양의 건조한 바람이 불어와 포도 당분을 농축시킨다. 이곳의 AOC의 카르 드 숌은 분지가 특히 잘 보호해주는 곳으로 50헥타르가 채 못 되며, 인근 본조도 2배 크기에 불과하다. 하지만 와인이 좋아 부르고뉴 그랑크뤼처럼 독자 AOC를 갖는다. 레이옹의 남쪽에서 평행선을 그으며 흐르는 오방스 강 인근에서도 뛰어난 스위트와인이 나온다. 코토 드 로방스에는 실력 잇는 양조자들이 벌떼처럼 몰려 있다. 루아르 강 북쪽의 사브니에르는 이곳에서는 보기 드문 남향의 가파른 비탈에 위치해있다. 포도는 같은 슈냉 블랑이지만 와인 성향은 더 드라이하고 구조가 탄탄하며 충실성이 있다. 농도와 산도가 잘 구조감을 이루고 있는 덕에 여러 해 보관도 가능하다. 사브니에르에는 2개의 그랑크뤼 밭이 있는데, 30헥타르 정도의 라로슈 오 무안과 생명농법을 엄격히 지키는 5헥타르의 초소규모인 라 쿨레 드 세랑이 그들로, 자체 AOC를 갖고 있다. 앙주의 토양은 대체로 화이트와인에 적합하지만 카베르네 프랑에도 잘 맞는다. 이들 품종에 정통한 재배자들과 새 오크통을 잘 다루는 양조자들이 함께 어울려 향이 좋은 레드와인을 만들어낸다. 최고의 것은 앙주 빌라주 AOC로 출고한다. 이산화탄소는 소뮈르 지역의 와인 경제에서 오랜 세월 핵심 역할을 해왔다. 샴페인이 그렇듯 탄산가스는 산미라는 미덕을 만든다. 무쇠AOC의 발포성 소뮈르는 슈냉블랑에 샤르도네를 10퍼센트까지 섞어 만든다. 소뮈르 전역의 포도는 물론, 앙주의 코트 뒤 레이옹과 코토 드 로방스의 것도 사용하는데, 이곳의 포도는 너무 시큼해 일반와인으로 즐기기는 어렵다. 소뮈르 마을은 앙제에서 상류 48킬로미터에 위치한다. 루아르 특유의 무른 석회암반인 '튀포'를 깎아 만든 저장고가 수 킬로미터씩 이어져 있어서, 미로 같은 지하저장고로 유명한 상파뉴의 중심도시 랭스와 에페르네를 한데 합쳐 루아르에 옮겨놓은 것 같다. 슈냉 블랑은 샴페인용 품종들에 비해 좀 '싸 보이는' 시포를 낸다. 그러나 전통 방법으로 만든 최상급의 브뤼 스파클링 소뮈르라면 탐낼 만하다. 오크 발효와 장기숙성을 통해 특별한 성분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반면, 루아르 지역의 아무 풍종이나 쓸 수 있는 크레망 드 루아르는 생산 기준이 더 엄격해서 소뮈르 무쇠보다 맛이 더 낫다. 비발포성 소뮈르로는 화이트, 레드, 로제가 다 있다. 소뮈르 와인의 품질은 10~20년 전에 비해 전반적으로 향상됐다. 오늘날 광역 소뮈르의 가장 중요한 와인은 루아르 강 좌안의 작은 구획에서 나오는 세련된 레드 소뮈르 샹피니다.
-휴 존슨 잰시스 로빈슨의 와인 아틀라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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