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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빰프라주(Épamprage, 불필요 줄기 제거) * 본 글은 와인21닷컴(www.wine21.com)에 게재한 기사로 프랑스 보르도 마고에 위치한 와이너리 샤또 라베고스(Château Labégorce)와 샤또 마르키 달렘(Château Marquis d’Alesme)에서의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쓰여졌습니다. 원문기사 : https://www.wine21.com/11_news/news_view.html?Idx=16996
[보아 누아를 덮고 있는 불필요한 줄기들 (출처: danielohwine.com)]
데두블라주가 끝나갈 무렵 와이너리는 새로운 작업에 들어간다. 바로 보아 누아(Bois Noir)에 불필요하게 자란 포도나무 줄기(빰프르 Pampre)를 제거해주는 에빰프라주(Épamprage, 불필요 줄기 제거)이다. 에빰프라주 작업은 포도나무가 양분을 낭비하지 않고 고품질 포도를 생산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일이다. 이 역시 사람의 손으로 제거해줬을 때 실수 없이 필요한 줄기를 남기고 불필요한 줄기는 남길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수의 세조니에들이 고용된다. 에빰프라주는 일반적으로 5,6월에 진행된다.
[쎄르뻬뜨를 이용한 에빰프라주 작업 (출처: danielohwine.com)] 보아 누아는 에빰프라주 작업 시 2개 부분으로 나뉜다. Y자 가지(브라 Bras)가 갈라지는 부분을 기준으로 아래쪽에 자란 모든 줄기는 전부 제거해주면 된다. 하지만 위쪽에 자란 줄기 중에는 반드시 남겨야 하는 줄기가 있어 잘 골라내야 한다. 에빰프라주는 기본적으로 손으로 줄기를 꺾어주는 작업이다. 여기에 추가로 필요한 도구가 있는데 바로 작은 낫을 의미하는 쎄르뻬뜨(Serpette)와 전지용 가위 쎄까떠(Sécateur)이다. 이 둘 모두 보아 누아의 아래쪽에 자란 가지를 깔끔하게 제거하기 위해 사용한다. 손으로 제거하면 제거한 부분이 초록색으로 남게 된다. 이대로 둔다면 포도나무는 이 잘린 부분에 다시 줄기를 자라게 하기 위해 양분을 낭비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양분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쎄르뻬뜨와 쎄까떠를 이용해 포도나무의 흰색 살이 나올 때까지 파 준다. 두 가지를 달리 쓰는 이유는 효율성과 효과성의 문제다. 아직 줄기들이 덜 자랐을 때는 쎄까떠로 빠르게 제거해주는 것이 효율적이고 줄기가 이미 굵게 자라버렸다면 쎄르뻬뜨로 확실하게 흰색 살이 드러나게 해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에빰프라주 작업 전 후 비교 (출처: danielohwine.com)]
본 작업에 대해 프랑스 포도나무와 포도 연구회(Institut Français de la Vigne et du Vin 이하 IFV)의 설명을 추가한다. IFV는 에빰프라주를 하는 이유로 4가지를 꼽는다. 첫째로 과실이 나지 않는 줄기를 제거해 포도나무의 양분 분산을 최소화하기 위함이다. 둘째로 포도나무줄기들이 과하게 자라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포도나무줄기들이 과하게 나지 않는다는 것은 식물 생장기(베제따씨옹 Végétation)에 공기 순환을 개선해 밀듀(Mildew, 흰 곰팡이)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셋째로 땅에서 자라는 잡초에 의해 식물 독소의 영향받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마지막으로 기계 수확을 하는 와이너리에서는 수확 시 방해가 되기 때문에 필수다. 시기는 개화기 전후가 가장 좋은데 너무 빨리 진행하면 다시 줄기가 자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너무 늦게 진행한다면 이미 굵게 자란 가지 때문에 시간이 더 오래 걸리고 작업이 복잡해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IFV는 에빰프라주 방식을 3가지로 구분하며 다음과 같이 비용을 추산한다. 사람이 직접 손으로 에빰프라주를 할 경우 1헥타르에 평균 10시간 정도 소요되며 140유로의 비용이 든다고 예상된다. 기계로 할 경우 어떤 기계를 구입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데 1헥타르 당 67에서 130유로 사이다. 마지막으로 화학적 약품을 이용하는 경우 헥타르당 84에서 99유로이다. 화학적 약품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 방식이다. 직접 손으로 에빰프라주 작업을 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식물 세포 괴사를 발생시키지 않고 작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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